저는 지금 늦은 휴가를 써서 일본 교토에 와 있습니다. 일본은 벌써 아이폰4 열풍이 대단합니다. 오사카에서 잠깐 들른 애플스토어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고요. 서점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활용서가 쫙 깔려 있더라고요. 일본에 온 첫날 아이폰으로 트위터질을 좀 했다가 데이터 로밍요금이 2만원 넘었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무료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앱톡에 쓰는 첫 번째 원고라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해외여행을 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데 아이폰의 GPS 기능은 정말 요긴합니다. 저는 등산용 GPS를 꽤나 오래 썼는데요. 그게 좋은 건 가격이 100만원이 넘습니다. 덩치도 크고 무겁기도 하고요. 그리고 아이폰에 비교하면 화면이 좁은데다 반응 속도까지 느려서 확대 축소도 답답합니다. 아이폰은 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줍니다.
올해 초에 중국 베이징에 갔을 때는 론리플래닛의 베이징 여행 앱을 무려 15.99달러나 주고 구입했는데 결코 돈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우선 도시 지도가 통째로 들어있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앱을 켜면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근처의 유명한 관광명소와 호텔과 레스토랑이 어디에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더 가면 되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다란 지도를 펴들고 여행 책을 넘겨가면서 한참을 헤맸던 걸 생각하면 정말 세상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 교토에 와서도 아이폰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이번에는 별도의 앱을 구입하지 않고 전부터 쓰고 있던 모션X-GPS라는 앱을 썼습니다. 교토에 온 첫날 자전거를 빌려서 교토 시내를 일주했는데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이 앱 덕분에 길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모션X-GPS는 지도 파일을 내려 받아 저장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와이파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 때 필요한 지역의 지도를 모두 저장해 두면 이동 중에 데이터 접속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에 오사카와 교토, 나라, 고베를 여행하고 돌아갈 계획인데 이 지역의 지도를 모두 받아뒀습니다. 지도는 최대와 최소 확대 범위를 지정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교토의 경우 20MB가 약간 넘는 정도입니다.

사용방법은 100만원짜리 GPS와 거의 같습니다. 이동 경로를 파일로 저장해서 나중에 구글 어스에 띄워서 볼 수도 있고 전체 이동거리와 평균 속도 등을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편리한 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바로 지도 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거죠. 미리 이동 지점을 확인해 두면 절대 길을 잃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커다란 도시 지도가 한 장 있으면 더 편리하겠죠.
오늘은 교토의 몽마르뜨 언덕이라고 할 수 있는 기요미즈데라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아사카도리와 니넨자카, 산네이자카를 따라 내려와 고다이지와 지온인, 아사카진자, 미루야마코엔까지 걸어 봤습니다. 아래 보시는 트랙이 바로 그 구간입니다. 처음 가는 길인데도 거침없이 걸을 수 있었던 건 아이폰과 GPS 앱 덕분입니다. 지도도 별로 펼쳐보지 않았죠. 들러야 할 곳을 놓치지도 않았고요.

아이폰 GPS는 꽤나 정확하고 성능도 좋습니다. 저가형 GPS는 배낭 속에만 넣어둬도 수신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폰은 웬만한 건물 안에서도 신호가 잡힙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멀티태스킹이 안 돼서 문자 메시지만 와도 트랙 저장이 끊긴다는 겁니다. 오기 전에 iOS 4.0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도 마찬가지네요. 트랙 저장이 끊기면 전체 이동거리와 평균속도 등이 모두 엉망이 되기 때문에 꽤나 속상합니다.
모션X-GPS는 유료 앱이지만 일부 기능이 제한된 무료 앱도 있습니다. 가격도 처음에는 5달러였던 거 같은데 지금은 2.5달러로 낮아졌네요. 무료 앱은 트랙 저장이 한번 밖에 안 되는데 그래도 큰 불편은 없을 겁니다. 저장된 트랙은 메일이나 트위터로 보낼 수 있고 이걸 구글 어스에서 불러들여서 보면 아래 그림처럼 됩니다. 여행용으로는 모션X-GPS를, 자전거용으로는 바이크메이트GPS를 추천하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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